치과 종사인력 구인난 해결 ‘첫 삽’, 치협·치위협·간무협 ‘한 자리에’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 해결 ‘첫 삽’, 치협·치위협·간무협 ‘한 자리에’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0.12.03 11:48
  • 호수 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역별 다양한 의견 청취 위한 공청회 열고 논의
치협, ‘유휴인력 재취업+DA’ 투트랙 제시
치위협 “일‧가정 양립 위한 제도 마련과 인식 개선” 우선돼야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이상훈 회장이 31대 집행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 해결을 위해 최근 여야 국회위원들과 차례로 면담하는 등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성동구 치과의사회관에서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 해결책 마련을 위한 직역별 다양한 의견 청취를 주제로 한 공청회가 개최됐다.

이날 공청회에는 치협 이상훈 회장과 장재완김홍석 부회장, 현종오 홍보이사, 이민정 치무이사를 비롯해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이하 치위협) 임춘희 회장, 박정란 부회장, 전기하 정책이사,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 홍옥녀 회장, 곽지연 부회장, 최종현 기획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수도권 2단계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상훈 회장은 인사말에서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은 개원가 활성화를 위한 치과계 숙원이자 해마다 치과의사 회원들이 큰 어려움을 호소하며 합리적 해결방안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민생정책 과제라며 “31대 집행부는 구인난 해결을 최우선 해결과제로 삼고 여러 해결 방안을 적극 강구하고 있으며, 이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각오로 치협의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한치과위생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만큼, 서로 상생하고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 마련에 함께 모색해 나가기로 약속했다오늘 공청회를 통해 실질적인 해법과 대안을 모색해 보고 근본적인 구인난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축사에 나선 치위협 임춘희 회장은 구인난의 이면에 존재하는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여러 개의 톱니가 맞아 떨어져야 기계가 돌아가듯이 치과계를 이루고 있는 여러 직역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면서 오늘 유관단체가 한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큰 첫발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 치과계 공통의 상생과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간무협 홍옥녀 회장도 각 직역 간 입장이 있기에 단 한 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국민 건강을 위해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다 보면 해결 불가능한 문제도 아니라며 오늘 자리는 구인난 해소를 위한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 같이 손잡고 보폭을 맞춰 걷다보면 원하는 목표지점에 함께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종오 홍보이사 사회, 김홍석 부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날 공청회는 이민정 치무이사의 주제발표와 전기하(치위협) 정책이사, 최종현(간무협) 기획이사의 패널발표에 이어 패널 간 상호토론 및 질의응답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새로운 인력 양성 필요

먼저 이민정(치협) 치무이사는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 해결책 마련을 위한 다양한 제언을 주제로 치과계 구인난의 문제점 및 원인에 대해 짚고, 치과위생사 입학정원 증원 요청 간호조무사 국가시험 치과 문항 수 확대 요청 북한이탈주민의 치과의료기관 취업 연계 치위협과의 구인구직 정보 공유 치과위생사 재취업교육 지원 등 지난 집행부의 구인난 해결을 위한 노력 및 결과에 대해 보고했다.

이민정 이사는 과거 집행부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며, 향후 해결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방법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개원가 구인난의 해결책으로 경력 단절 여성 및 유휴 인력의 재취업을 돕는 기존 인력 활용 방안과 새로운 전문 인력을 충원하는 덴탈어시스턴트(Dental Assistant, 이하 DA)제도 도입 방안 등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기존 인력 활용 방안으로 학교 정원 늘리기 경력 단절 여성 취업 유도 구인구직 전담 TF가 추진하는 홈페이지 개설 및 취업 연계 활성화 재취업 교육 지원 및 교육 동영상 제작 국가시험 치과 문항 추가 치과 실습 지원 등을 제시했다.

또한 새로운 인력을 치과로 유입하기 위해서는 진료실 이외의 일을 전담하는 직원교육이 이뤄져야 하며, 진료실 내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DA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이사는 향후 치과위생사 및 간호조무사 배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현행 간호조무사 제도는 방대한 진료과목을 배우기 위해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치과만을 위한 인력은 현재보다 적은 시간으로도 지금보다 충분히 치과교육을 받을 수 있어 치과에 적응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A제도 도입으로 교육시간이 적어지는 만큼 국비 보조금도 줄어들고, 개인의 기회비용도 절약돼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일반인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민정 이사는 그간 치협은 오랫동안 치과위생사 정원 확대와 간호조무사의 치과 유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개원가의 구인난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 속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회원들의 바람이 DA 제도로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구인난 해결에는 한 가지 방법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며,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유관단체와 서로 협력하고 소통해 나간다면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인 원인부터 파악해야

전기하(치위협) 정책이사는 수급 불균형의 해결을 위해 각 단체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에 대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고용자 편의가 아닌 구강보건의 관점에서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 해결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하 이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치과위생사 면허자 수는 치위생()과의 꾸준한 신설과 정원 증원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치과위생사 활동률은 약 47%로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현재 미활동 인력은 46천여 명에 달한다.

전 이사는 치과 종사자의 미활동, 퇴직 등 구인난의 근본적인 원인부터 파악해야 할 때라며 치과 종사인력의 이직사유를 살펴보면 50~63%가 임금에 대해 불만족을 나타냈으며, 다수의 응답자가 복지 불만, 업무과다 및 높은 노동강도 등으로 이직을 고려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무만족도 조사결과 치과위생사는 5점 만점에 3.2, 간호조무사가 3.3점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업무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만족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또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를 근거로 치과위생사로서 가지는 전문성과 자부심이 높은 반면, 연봉승진 등 처우 문제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고, 여성 비중이 높은 특성상 결혼 및 가사, 임신, 자녀 양육의 부담이 직무상 어려움이라는 순위도 높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전 이사는 근본적 구인난 해결을 위해서는 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 마련과 인식 개선 정부단체 간 지속적이고 연속성 있는 지원제도 도입 임금체계 개선 장기근속 시 별도 지원금 혜택 근로관계법령에서 정하는 기본 보장제도 준수 등의 계획 및 정책 등이 수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전 이사는 고용환경 변화를 위한 국가와 치과계 모두의 지속적인 노력 없이는 어떠한 인력도 구인구직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최종현(간무협) 기획이사는 치과 내 간호조무사의 직무 역량 발전을 위한 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종현 이사는 간호조무사 양성 교육과정의 치과 업무 분야 훈련에 대한 평가 조사 결과 68.5%부족하다고 응답했다“‘법정 보수교육 외 직무 역량 발전을 위한 교육 훈련 필요성에 대해 60%에 가까운 인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이 중 대다수는 현 직장에서 직무 역량 발전을 위한 교육 훈련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형 DA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단기간 교육을 통한 치과 종사인력 양성은 되려 저임금, 미숙련, 비정규 일자리 등의 문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의료법 상 간호조무사와 별도 자격이 아닌 동일 자격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면서 다만 치과분야에 맞게 교육과정이나 교육시간 등의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치과 간호조무사 구인난 해결책으로 양성과정에서 치과에 적합한 직종 만들기 치협 및 각 지부에서 치과간호학원 직영 치과 간호조무사 표준교육과정 마련 국가시험제도 개선 고용노동부 치과분야 간호학원 교강사 보수교육 활성화 등을 제언했다.

최 이사는 구인난 문제는 현장에서 나온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현장에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치협과 간무협 양 협회가 머리를 맞댄다면 구인난 문제 해결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 단체 모두 재취업 교육 지원 및 강화 의원 연계 시스템 도입 유휴 인력 유입을 위한 단체 간 협업 국가시험 치과문항 추가 등 기존 인력의 취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에는 뜻을 함께 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치과 면접 인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치과 실습의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최종현(간무협) 기획이사는 간호조무사의 경우 치과 실습의 경험이 매우 부족하다면서 치과 병의원 실습 기회를 확대하고, 또한 실습할 수 있는 치과 리스트를 만들어 배포 및 공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양성단계부터 치과 실습 및 업무에 대해 미리 경험하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치과로 유입되는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민정(치협) 치무이사는 협회 내 구인구직사이트를 별도로 개설하고 이를 통해 실습을 원하는 치과의 신청을 접수해 해당 자료를 각 협회에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또한 현재 병원급을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치과위생사 실습을 의원급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