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치과계, 다산의 옳고 그름 기준 배워야 할 때
[발행인 칼럼] 치과계, 다산의 옳고 그름 기준 배워야 할 때
  • 덴탈iN
  • 승인 2018.12.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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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의 저자 다산 정약용은 해남, 강진에서 18년 동안 긴 유배생활을 보냈다.


주옥같은 저서들을 남겼지만 개인적으로는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항상 노심초사하던 다산의 첫째 아들은 다산에게 당시 권력 실세들에게 용서를 비는 편지를 보내 귀양을 풀어달라고 부탁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은근히 의중을 떠보는 편지를 보냈다. 다산은 주저 없이 바로 답장을 보냈다.


‘무릇 천하에는 두 가지 기준이 있으니 하나는 옳고 그름이요 둘은 이익과 손해이다. 이로 인해 네 가지 등급이 나오니 옳은 일을 하며 이익을 보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고, 그 다음은 옳은 일을 하면서도 손해를 보는 것이다. 세 번째가 그른 일을 하면서도 이익을 보는 것이요 그른 일을 하면서도 손해를 보는 것이 가장 하등이다. 중략... 네가 나를 세 번째 등급으로 떨군다면 조만간 네 번째 등급이 될 터인데 네가 나를 그리하려 하다니 천하에 이런 일이 어찌 있겠느냐, 다시는 결코 거론하지 말거라’


이 답장을 받은 다산의 큰 아들은 아마도 크게 놀라고 뉘우쳤으리라 생각된다. 세상사가 그렇듯이 반드시 옳은 일을 하면서 이익을 본다고 할 수 없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내 이익과 맞을 수도 맞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고, 옳지 않지만 당장 내게 이익이 될 수도 있으면 고민되는 것이 또한 우리의 당연한 심정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이익이 되지 않아도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을 존경한다. 그 어려움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새 우리 사회가 변한 것 같다. 다산은 옳고 그름을 우선 기준으로 삼았는데 지금은 이익이 첫 번째 기준이 되어버렸다. 옳고 그름을 먼저 따지지 않으니 이익만 따지게 되고 염치도 없어진다.


그러다보니 온갖 갈등과 반목으로 사회가 어지럽고 행복하게 살기가 어려워졌다. 살기어려워진게 단순히 경제 탓만은 아니다. 세 번째 등급의 사람이 되면 조만간 네 번째 등급이 된다. 행복은 영원히 멀어져 갈 것이다.


가뜩이나 온갖 어려움이 가득한 치과계에 내분마저 커지고 있다. 전문의제 때문이다. 대의원총회에서 합의한 약속을 일부 학회들이 갑자기 반발하며 생긴 일이다. 위헌소송까지 갔다. 이유는 간단하다. 모두 자신들의 이익을 원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다산의 말을 빌어 묻고 싶다.지금의 행동은 몇 번째 등급이냐고.


발행인 현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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