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해외진출] 치과의사 해외진출, 그 그림자
[치과의사 해외진출] 치과의사 해외진출, 그 그림자
  • 덴탈iN
  • 승인 2018.12.13 17: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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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은 대체 왜 잘되던 병원 문 닫고 거기까지 가서 계세요?’, ‘여기까지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한국이 더 낫지 않아요?’.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병원을 세워 진출한지 3년 반이 지나가는 아직도, 한국과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위에 언급한 두 가지다. 최근 1~2년 사이 필자가 있는 베트남에는 우리나라 치과의사들의 진출 타진 소식이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 일부는 실제로 준비과정에 돌입하신 것도 익히 잘 알고 있다.


처음부터 찾아와 솔직한 현실사정을 듣고 심사숙고에 들어간 이들도 많고, 혹여나 내가 경계를 할까 싶었는지 비밀리에 준비한다고 일을 추진하다가 악성 브로커들에게 거액을 뜯기고 일까지 좌초됐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현재 베트남 호치민에는 한인치과라고 하는 곳이 10여개 정도 있다. 그 중 한국인 치과의사가 실제로 병원을 운영하며 상주 진료를 하는 곳은 우리 병원을 포함한 단 2곳이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대체 무엇인가?


첫째로, 베트남은 일반인도 병원을 개원할 수 있기에 일반 사업가가 병원을 오픈하고 한국에 있는 치과의사를 고용해 한 달에 한 두번 와서 진료하는 형태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선생들이 잘 알다시피 하루 종일 노력에 노력을 다하고 환자들을 성심껏 살펴도 경영이 어렵고 병원을 꾸리기 쉽지 않은데, 이런 형태로 치과의 운영이 제대로 되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외국이라니!


베트남의 한류가 어마어마하다고는 하나, 한국 치과의사가 온다고 해서 줄을 서서 진료를 받는 상황은 결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BTS나 EXO, TWICE 가 오는게 아니라면 말이다.


게다가 한번 치료하고 한 달을 기다렸다가 다음 치료를 받으라고 하는 병원에 한국인 환자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리라는 생각은 애당초 어불성설이다.


둘째는, 한국인이기는 한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한국 치과의사가 아닌 경우이다. 이 경우는 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동남아 다른 나라 면허 취득자가 베트남에 와 진료를 하면서, 본인이 한국인임을 내세워 한국인 원장 진료라는 광고로 현혹시키는 경우가 있다.


물론 타국가의 면허가 있으니 치과의사인 것은 맞아 그리 말하는 것이 거짓은 아니겠으나, 대부분이 인식하고 있는 한국 치과의사, 한국인 원장의 개념은 그것이 아님에도 교묘하게 이용해 허위 광고를 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치과계 출신 종사자가 베트남 치과의사를 구인하고 실제로는 본인이 이른바 야매 진료를 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질환에 대한 기본적 진료가 불가능 하다 보니 최근 한인사회에서는 점점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치민 현지의 상황이 이렇다.
독자 선생들의 대부분은 아마, ‘그럼 나는 진짜 한국 치과의사이니 내가 가서 정통성 있게 하면 경쟁력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벌어진 상황으로 봐서는 팽배한 불신의 벽을 넘기까지 정말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다들 허위광고에 당한 경험이 많은 교민들의 마음은 오죽하랴.


애써 상담하고 진료 동의 받고 치료 약속을 잡으면 ‘일정상 한국에 가서 치료하고 오기로 했어요’라는 맥빠지는 경우도 많고 말이다.


베트남 현지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뜬구름 잡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 과연 베트남이 그렇게 호락호락 할까? 누군들 그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해외에 진출한다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전문직이라 인정받는 치과의사의 길을 걸었던 그 기반을 아예 버린다는 뜻이다. 상상하는 핑크빛 미래는 결코 쉽게 오지 않는다.


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각오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수년에 걸친 노력 끝에 단독 건물을 건축해 총원 40명 규모의 본원을 운영 중이고, 지난 11월에는 드디어 2호점도 열었다.


허나 한국에서보다 무엇이 더 나은가에 대한 비교를 하기에는 사실 턱없이 부족하다.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아직도 매일 매일 어려움을 직면한다.


그러나 점점 치열해지는 한국 개원가, 10년이 지나도 내가 처한 상황이 나아질거라 낙관할 수 없는 현실 등이 새로운 도전의 길을 가게 만들었다.


누군가는 자력으로 해내야 그 길을 따라 한국 많은 치과의사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그래야 한국의 치과의사들이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연재하는 글에서는 치과의사의 베트남 진출에 대해 차근차근 살펴보며, 많은 정보를 드리고자 한다.


적어도 지금처럼 베트남 현지의 ‘의료종사자 영어자격시험’을 ‘베트남 치과의사 면허 시험’이라는 있지도 않은 시험으로 둔갑시키는 브로커의 바가지 상술에 당하지는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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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4 2018-12-17 09:02:00
대단하시네요..한국에서도 쉽지 않을 일을 베트남이라니..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