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늘 그렇듯 준비된 조직에게 위기는 기회다
[치과경영] 늘 그렇듯 준비된 조직에게 위기는 기회다
  • 덴탈iN 기자
  • 승인 2019.01.24 14:42
  • 호수 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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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직원 관점에서 보는 웃으며 함께 하고픈 치과
2-3. 최고의 스케일링을 보여주마

어떤 직업을 가지건 간에 직업에 대한 소명을 세우는 일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내가 하는 일이 정확히 어떤 일이고 무엇이 중요하며,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일에 임하고 있는가는 업무의 효율성에도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개인의 행복한 삶에도 직결돼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 인생에서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타인과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면 흔들림이 없다. 돈을 뛰어넘는 가치가 녹아있기 있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치과에서 경영지원업무를 하고 있고, 내 직업적 가치는 내 고객인 치과의사가 원하는 것. 즉, 치과의사는 진료에만 전념하고 나머지 치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되도록 신경 쓰지 않도록 하는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본인의 최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치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우리 스탭은 어떤 직업적 소명을 가져야 할까? 가끔 급여가 적거나 복지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업장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스탭들이 있는데, 물론 일터를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나 나는 개인적으로 일터를 옮기는 일은 직업적 소명에 의해 이뤄져야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직업적 소명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조직의 입장에서 얼마나 필요한 역량인지 생각해보자.

2013년 7월 1일부터 스케일링이 연 1회에 한해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통상적으로 비보험진료가 보험진료에 포함 될 경우 비보험 진료수가에 비해 낮은 보험수가의 책정으로 진료의 질이 낮아진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스케일링의 경우에도 환자들이 진료비가 낮아져서 좋아지는 것과 동시에 진료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존재했었다.
늘 그렇듯 준비된 조직에게 위기는 기회다. 대부분의 치과에서 스케일링의 체어타임을 어떻게 하면 더 짧게 가져갈까를 고민할 때, 우리는 오히려 모든 진료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스케일링을 차별화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기대치가 떨어져 있을 때 역으로 훨씬 더 양질의 스케일링을 제공하자는 의견이었고, 이를 위해 세부적인 프로세스를 개선해 환자에게 차별성을 강조하자는 의견이었다.

무려 13단계의 과정을 표준화하자는 의견으로 취합됐고, 체어타임이 길어지는 약간(?)의 부작용은 차차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13단계 모두가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으나 차별화를 위해서는 프로세스를 표준화해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했다.

1. 치과의사가 스케일링을 할 치과위생사를 소개할 것 2. 술전 구강카메라 촬영(하악전치필수) 3. 주의사항 사전설명(진료실 모니터) 4. 표면마취제 도포 5. 스케일링 중 필수안내사항 6. 과산화수소 소독 7. 폴리싱 8. 술후 구강카메라 촬영(전후비교) 9. 구강 내 TBI, 구강용품 사용 10. (필요에 따라)불소 및 지각과민처치 11. 치석 많은 부위 양식표시 안내 12. 건강보험스케일링 안내(데스크) 13. 불편사항체크 및 소개부탁 등이다.

물론 소개된 13가지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흐름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환자들이 차별성을 느낄 수 있는 멘트를 개발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멘트를 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회의 때마다 본인이 겪은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지만 덕분에 스케일링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정기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아졌으며 소개환자가 늘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치과를 경영하는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경영방침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 스스로 직업적 소명을 가질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위 사례에서 보듯 직원들은 자신이 수행하는 스케일링이란 업무가 하찮은 업무가 아니라 치과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는 자세를 가지게 됐다. 또한 치과조직도 여러 가지 면에서 내실을 기할 수 있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뉴욕 도시의 범죄율을 낮추는데 사용된 용어로 중범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중범죄를 강하게 처벌하는 것 보다 경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유리창이 깨진 차를 통한 실험으로 증명해 냈다.

나는 이를 항상 반대로 생각해 뭔가 큰일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큰 기획을 하는 것보다 일상의 작은 일들이 모여 큰 일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모든 것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앞의 스케일링 차별화 사례는 누군가 무심코 던졌던 하나의 의견에 불과했다. 결국 사라질 것 같았던 의견 하나가 조직전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스케일링을 자랑하는 곳이 내가 속해 있는 우리 치과가 되길 바란다. 연봉협상의 시즌이 왔고, 내게 ‘최고의 스케일링을 보여주마!’ 도발하는 스탭 선생이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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