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허용범위 벗어난 마케팅은 부메랑 돼 돌아온다
[치과경영] 허용범위 벗어난 마케팅은 부메랑 돼 돌아온다
  • 덴탈iN 기자
  • 승인 2019.03.21 11:40
  • 호수 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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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환자 관점에서 보는 웃으며 함께 하고픈 치과
3-4. 치과 냄새보다 더 싫은 마케팅 냄새


지난해 덴탈위키에서 치과에 일하고 있는 스탭 선생들을 대상으로 연봉협상에 대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다들 수강료를 지불하면서 뭔가 원장님께 인정받는 획기적인 기술을 기대하고 수강신청을 했을 텐데 아쉽지만 내게는 원장님께 인정받는 획기적인 기술이 없었다.

그날 내 강의의 큰 주제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당당히 본인의 몸값을 요구하되, 항상 연봉을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며, 절대로 본인이 원하는 연봉을 달라고 보채지 말고, 원장 스스로 지갑을 열 수 있게끔 행동하라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는 10여년 가까이 스탭선생들과 연봉협상을 하면서 불행히도 그런 상황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강의를 하면서 이솝우화 ‘해와 바람’ 이야기를 예로 들었었는데, 결국 나그네의 옷을 벗긴 쪽은 힘을 가진 바람이 아니라 따뜻함을 가진 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나는 환자를 응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치과를 내원하는 환자에게 우리는 해와 바람 중 어떤 방식으로 그들을 대해야 할까? 아니 환자의 입장에서 해와 바람 중 어떤 방식으로 나를 대해주길 바랄까? 많은 지식으로 무장하고, 그들에게 완벽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정답일까? 이는 우리가 흔히 착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다.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외의 불필요하게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 핵심가치외의 부가가치에 더 치우치는 가치전달 등은 자칫 과잉 친절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으며, 환자는 이러한 과잉 친절에 불편함을 느낀다.

이는 해와 바람 중 바람에 가까울지 모른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알아봐주고, 들어주고, 같이 고민해주는 해와 같은 진짜 친절함을 원하는 것이다. 

치과에 환자수가 줄거나 매출이 줄면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이벤트를 기획하는 치과가 주변에 많이 있다. 수능시험을 치른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정치료비를 할인해주거나, 특정 진료비용을 낮춰 미끼 상품으로 환자를 유치하기도 하고, 함께 치료받을 사람을 1+1으로 데려오면 미백비용을 할인해 주기도 하며, 심지어 스케일링을 서비스 상품으로 환자를 유치하기도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비싼 진료비용을 할인해 준다니 나쁠 게 없어 보이지만 이로 인해 진료의 질이 떨어진다면 이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 것이다.

이런 마케팅은 가치의 ‘효율적 전달체계’의 기능을 넘어서면 부작용이 따른다.
각 치과마다 환자에게 전달해야할 핵심가치가 있을 것이다. 마케팅은 그 핵심가치가 효율적으로 전달되기 위한 수단까지만 활용되어야 한다.

가령, 우리 치과의 진료철학이 ‘치료보다 예방’이라고 한다면 모든 진료 프로세스가 예방에 방점이 찍혀 있어야 하고, 차별화된 예방 시스템에 대한 홍보가 마케팅의 핵심가치가 되는 것이지, 비용을 할인해준다거나 예방을 미끼로 객단가가 높은 진료로 유도하는 것이 핵심가치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치과를 운영하다 보면 단기간 매출을 끌어 올려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 때 전 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다보면 ‘효율적 전달체계’의 범위를 벗어난 마케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경우라도 단기간 극약처방정도로 이용하되 지속적으로 단기성과에 집착하면 안 된다.

결국 이런 단기성과는 철학을 해칠 뿐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예를 들어 방학기간 일시적으로 교정 매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에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인 진료적 차별화나 우리 치과만의 특별함을 먼저 전달하고, 이런 혜택을 시험을 치른다고 고생한 수험생들에게 조금 더 준다는 정도로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주객이 뒤바뀌면 어떤 것이 더 중요하게 부각돼야 할 가치인지 혼란스럽게 되고,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핵심적으로 전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된다.

결국 해의 따뜻함 대신 바람의 강력한 힘으로 뭔가 성과를 내려는 오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과거 치과에는 ZOE 같은 치과 특유의 냄새가 치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에게 냄새로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심심찮게 많았다. 나는 치과 냄새보다 더 싫은 게 마케팅 냄새라고 생각한다.

환자가 느끼기에 매출을 올리기 위해 나를 이용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환자는 우리치과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허용범위를 벗어난 마케팅은 부메랑이 돼 돌아오게 마련이다.

기교가 없는 정공법은 뚝배기처럼 쉽게 끓지 않지만 쉽게 식지도 않는다. 성과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가는 길이 조금은 험난할지라도 우리의 가치를 알리는 일에 더욱 집중한다면 환자, 원장, 스탭이 모두 웃으며 함께 하고픈 치과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는 가장 멀어보여도 가까운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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