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서비스의 기본 ‘역지사지’ 환자의 말에 귀 기울여야
[치과경영] 서비스의 기본 ‘역지사지’ 환자의 말에 귀 기울여야
  • 덴탈iN 기자
  • 승인 2019.03.30 15:58
  • 호수 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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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환자 관점에서 보는 웃으며 함께 하고픈 치과
3-5. 환자의 불만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

성경에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라는 말이 있다. 공자도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 하여 자기가 원하지 않는 바를 타인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했다.

이 말들은 서로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어떤 경우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치과에서 제공되는 핵심가치인 진료행위와 각종 서비스도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이 결여되어 있다면 ‘진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나는 서비스의 처음과 끝은 바로 이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이라 생각한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진짜 서비스’가 되고, 환자도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우리가 저지르는 서비스의 모든 오류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 귀 기울여 듣게 되고, 그 주장의 전부를 동의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일부 주장에 공감을 얻게 된다.

체리피커나 블랙컨슈머처럼 의도성이 다분한 환자를 포함해서 많은 치과에서 컴플레인 환자에 대한 업무처리에 애를 먹고 있고, 글을 쓰고 있는 나 또한 컴플레인 환자가 발생되면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컴플레인 환자의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바로 환자가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평소 환자와의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 보다 앞서 우리와 맞지 않는 환자를 걸러낼 수 있는 과감한 필터링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가 하고 있는 치과라는 의료업이 고객인 환자의 진료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수 없다는 특성이 있지만 응급환자가 아닌 경우에야 우리 조직과 맞지 않는 환자를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다.

정작 우리가 ‘진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환자들에게 써야 할 에너지가 엉뚱한데 쓰이고 있는 것이고, 이것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와 서비스를 제공받는 환자 모두에게 맞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컴플레인 환자는 발생될 수밖에 없다.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오해가 쌓이면 불만이 생기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런 컴플레인 환자는 작은 불씨처럼 초기의 대응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리고 초기 대응은 너무나도 간단하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동의해 주는 것이다. 대부분 고객의 잘못된 주장을 설득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는 컴플레인 초기 대처가 아니다. 컴플레인 초기 대처에 실패하게 되면 고객은 처음에 가졌던 불만의 불꽃이 이곳저곳으로 옮겨 붙어 불만의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일은 꼬이고 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컴플레인 고객은 진상이 되고, 기피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사실 불만을 이야기해주는 고객은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불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감사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예전에 집에서 출근하는 지하철 아래 역사 안에 작은 김밥집이 하나가 있었다.

그 김밥집 사장님의 열의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아침 출근길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너무 밝은 인사성 때문인지 작은 김밥집은 꽤나 손님이 붐볐다.

나는 아침에 출근길이 바쁘기도 했고, 아침을 잘 챙겨먹지 않아 김밥을 사먹을 일이 별로 없었는데, 어느 날 치과에 스탭 선생들이 아침에 출출하다고 말을 듣고, 김밥을 사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김밥이 짜고, 시금치는 흐물흐물하고, 밥이 질퍽한 것이 맛이 영 아니었다.

이렇게 맛없는 김밥은 처음이라며, 사간 내가 부끄러워질 만큼 김밥은 인기가 없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문 닫힌 김밥집을 보며, 내일 아침에 꼭 이야기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아침에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사장님을 보고는 괜한 이야기를 하는가 싶어 그대로 지나쳐 버렸다. 그리고선 내 기억 속에 김밥 맛에 대한 불만은 서서히 사라져 버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이유에서인가 김밥을 사는 손님이 조금씩 뜸한 것 같더니 결국 문을 닫아 버렸다.

만약 내가 사장님께 김밥 맛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더라면 아침 출근길에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열정으로 봤을 때 분명 내 말에 귀 기울이고, 맛을 개선하는 노력을 했을 것이라 생각을 하니 무심히 지나쳐 버린 게 미안해졌다.

어느 치과에서는 아침에 직원들이 모여서 본인이 개인적으로 겪은 이런저런 서비스 경험을 서로 발표형식으로 이야기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다들 모여서 기분 좋게 받은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혹은 기분 나쁜 경험을 했던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연습을 한다고 한다.

바쁘게 시작되는 아침시간이겠지만 이런 시간을 갖는 이유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자는 이유일 것이다.

우리는 종종 반복되는 일을 하다보면 일의 중요한 맥락이 무엇인지 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위의 서비스 발표 사례처럼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서비스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으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불만을 이야기하는 환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들은 우리가 망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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