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1,800만원으로 치르는 '회장 선거' ⓷
[특별기고] 1,800만원으로 치르는 '회장 선거' ⓷
  • 덴탈iN 기자
  • 승인 2023.08.18 16:55
  • 호수 23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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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의사협회 협회장 선거에 후보자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기탁금 5,000만원을 선관위에 납부하도록 되어 있다. 기탁금은 협회장 후보가 이를 전액 부담하는 경우도 있고, 회장단이 십시일반하기도 한다.

선관위는 출마 후보들의 기탁금을 모아 치협 회장단 선거 경비로 사용하고, 남은 기탁금은 균등하게 1/N 해 후보자에게 되돌려준다. 치협의 이 독특한 문화를 타 단체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치협의 수장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에 협회 예산은 겨우 1,800만 원(2022년 협회 예산안 참조)이 책정돼 있다. 이는 협회장 선거에 직접 쓰이는 것이 아니라 선거 전후 선관위원회 활동에 사용된다.

기탁금 제도의 본래 목적은 후보자가 난립하는 것을 방지하고, 혹시라도 중도 사퇴나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 제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지방 선거 등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납부하는 기탁금의 액수는 서로 다르지만, 기탁금을 납부하게 함으로써 일정 부분 진입장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후 유효득표 15% 이상이면 기탁금 전액을 반환해주고, 10%~15%이면 기탁금의 절반을 반환하고, 10% 미만은 반환해주지 않고 귀속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기탁금 제도이다.

대한민국은 '선거공영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국가 기관이 선거운동을 철저히 관리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선거비용을 부담하는 제도'.

다시 말해, 국가나 단체의 선출직 지도자를 뽑을 때는 국가나 단체의 예산을 사용해 선거비용을 충당하는 것이지, 후보자들의 기탁금으로 선거를 치르는 곳은 치협이 유일하다.

대한치과의사 협회 정관에서는 회원의 의무를 다한 회원에게 주어진 신성한 피선거권을 부여하면서도, 정작 선거비용은 대한치과의사협회 예산이 아닌 출마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현실은 반드시 시정되길 바란다.

타 의료인단체의 기탁금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자.

대한의사협회는 '선거관리규정'에서 기탁금을 5,000만 원으로 정하고 있다. 10% 이상 유효 득표한 후보에게는 기탁금을 전액 반환해주고, 10% 미만이면 협회에 귀속한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기탁금이 2,000만원(등록비 1,000만원 별도)이다. 20% 이상 유효득표를 하게 되면 100% 반환, 20% 미만은 협회에 귀속하도록 '선거 등에 관한 규칙'에서 정하고 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치협은 의료인단체 중에서 기탁금이 가장 많으면서도, 15%가 넘는 유효득표를 하더라도 기탁금을 전액 반환하지 않는 유일한 단체다.

협회장 선거에 나서는 후보는 기탁금 이외에도 개원의로서는 감당하기에 버거운 선거운동 비용을 사용한다. 협회에서 예산 지출은 없이 후보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해놓고, 애매모호한 선거관리규정을 통해 후보자들을 통제하려는 것은 공정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대표적으로, 개인정보보호라는 명분으로 치협 선관위는 선거인명부조차 제공하고 있지 않다.

깜깜이 선거운동과정에서 파생되는 불신과 다툼이 결국 고소고발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바, 이 역시 시정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선거인명부열람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 칼럼에서 다룰 예정임).

또한 선거관리위원장을 사실상 협회장이 임명하는 것과 선관위원 11인의 선출 기준 역시 중립성 관점에서 재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체의 수장을 선출하기 위해 공정한 선거관리규정을 만들고, 선거부정감시단을 통해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관리를 철저히 하려면 단체 구성원들이 형성한 예산으로 선거가 치러져야 하고, 중립을 유지할 수 있는 독립적인 선거관리자가 필요하다.

시쳇말로 협회장 선거 때 사용한 선거비용을 벌충하기 위해 당선 후 부정한 회무 운영을 했다는 소문이 구전되는 일이 허다하다.

이러한 일탈행위의 조짐이 가차없이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경험을 해 본 대한치과의사협회로서는 정관과 규정을 더욱 세밀하게 살피고, 개선할 것은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글: 대한치과의사협회 최치원 전 부회장

<본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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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00치과 2023-08-23 17:31:31
이글쓴냥반이 그 붕회장?

욱이 2023-08-21 13:11:51
최부회장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