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호에 이어 외국인 직접 투자 법인을 세우는 과정에서의 장단점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하겠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투자금이 넘어온 것을 증빙 할 수 있고, 사업주 본인 명의로 된 사업체를 직접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외국인 직접 투자 법인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외국인 직접 투자의 경우 현재 베트남 경제를 떠받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베트남에서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인 직접 투자 쿼터를 지역별로 제한하고 있는데, 그 쿼터가 종료되면 투자 허가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외국인 직접 투자의 경우 세무당국에서 더욱 철저하게 세무 감사를 시행하므로 사업체 설립 초기에 자본을 사용할 때 많은 부담과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한국에서 해외 직접 투자 신고를 통해 자본금이 송금되게 되는데, 이를 금융감독원에 분기마다 투자금 사용 신고를 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외국인 직접 투자 법인을 세우는 기간이 수개월 이상 소요되므로 이것 또한 큰 단점이다.
그러나 필자가 경험상 느낀 가장 큰 단점은 투자금 신고나 세무 같은 부분이 아닌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다.
외국인 직접 투자 법인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선 베트남 당국의 투자 허가서(Investment Registration certificate)를 받아야 한다.
다시 말해 베트남에서 이 사업을 하도록 투자를 허가해줘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 사업체의 규모나 사업 영역, 사업 계획 등에 대해 제출해야 한다.
치과의 경우 어느 주소, 어느 건물, 어느 정도 규모의 치과를 할 것인지, 체어는 몇 대를 설치할 것인지 직원은 몇 명 정도 채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 확정하고, 투자 허가 신청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장소를 물색하고 법인의 대표자 명의로 임대차 계약을 해야한다. 그래야 그 주소지에서 해당 사업을 하겠다는 허가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법인 등록지를 중도에 변경할 수 없으므로 결국 투자 허가가 나오고 법인이 설립될 때까지 얼마가 될지 모르는 기간 동안 계속 임대료 지출을 부담해야 한다.
독자들 중 일부는 일단 임대료가 적은 위치를 잡거나 가계약만으로 임시로 투자허가를 신청해 법인을 설립하고 나중에 위치를 변경하는 것은 당연히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외국인 직접 투자 법인이 치과라는 특수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관 자본금 200,000달러 이상이 요구된다. 법령상 액수가 나와 있지 않지만 당국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면 그러하다. 일반 병원은 최소 자본금 기준이 2,000,000달러다.
다시 말해 ‘아주 작은 규모의 싼 부동산을 임대해 체어 1~2대를 넣고 치과를 하겠다’라고 신청을 한다면, 20만불 이상이어야 가능한 투자 허가 자체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투자 허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주소지를 이전하는 비용과 시간도 소요되기 때문에 더욱 번거로운 일이 발생한다. 그래서 정식으로 진행을 하면서 계속 다른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잘못된 방법이고 탈이 날 것을 알면서도 진행 과정이 더디고 비용이 필수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 한번 시도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게 되는 부분이다.
게다가 베트남 사회에서 한국 치과의사라는 존재는 쉽게 만나보기 힘든 사람들이다 보니 관심은 갈수록 집중되고, 좋은 아이템이면 어떻게든 같이 엮어서 해보려는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만나게 되는데, 주변에서 그 사람들이 ‘이렇게 하면 된다’, ‘저렇게 도와주겠다’하는 소리를 계속 듣다 보면 그렇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장단점이 있고, 어찌 보면 사업체를 설립하는 쉬운 길이 당장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번거롭고 오래 걸리는 과정을 선택했다.
필자는 사업의 방향을 구상하고 추진하면서 해외에 직접 진출해 사업체를 영위하고 큰 투자 등을 통해 시장의 잠재력에 기반한 성공을 도모한다면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과정이라 판단하였다. 다음 칼럼에서는 투자 허가 과정에 대해 자세히 더 알아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