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Oral Rehabilitation Society 일본 연수를 다녀와서- 일본기관별 ③
[참관기] Oral Rehabilitation Society 일본 연수를 다녀와서- 일본기관별 ③
  • 덴탈iN
  • 승인 2023.10.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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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관별 ③ 히로시마대학교치과병원_치과위생사의 외래·입원환자 구강관리 참관기
글/호남대학교 치위생학과 정경이 교수
글/호남대학교 치위생학과 정경이 교수

■ 히로시마대학교치과병원- 치과위생사의 외래 · 입원환자 구강관리 참관기

히로시마대학교치과병원은 수술 전‧후,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전‧후 모든 환자를 필수적으로 치과에 내원하게 하여 치과의사 및 치과위생사가 구강관리를 한다. 히로시마대학교 구강보건과학과(우리나라 치위생학과) 교수도 이 진료실에서 환자의 구강관리를 한다.

진료실 내부 환경은 가운데 통로를 중심으로 파티션을 설치해 개별적으로 나뉜 진료실이 양쪽으로 여러 개 있고, 모든 유니트체어에는 공기 중 물과 타액, 혈액 등으로 인한 교차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특수장치인 구강 외 흡입기가 설치돼있다.

개별 진료실마다 설치된 세면대에는 센서가 있어 손만 대면 물과 손 세정제가 나오고, 유니트체어를 포함한 의료기기 표면은 파란색 비닐로 된 표면덮개를 부착하고 각 환자 진료가 끝나면 바로 제거한다. 오염된 기구는 뚜껑이 있는 보관함에 기구별로 모아둔다. 거즈(Gauze), 코튼 롤(Cotton Roll) 등은 1회 사용할 정도로 소량씩 포장된 멸균 제품을 사용한다. 모든 기구와 고속 핸드피스(High Speed Handpiece)와 저속 핸드피스(Low Speed Handpiece), 치과용 버(Dental Bur) 등은 멸균 후 개별 포장해 종류별로 정리돼 있으며, 환자 기구 준비에 사용하는 기구 트레이도 플라스틱 재질로 된 일회용 트레이를 사용한 후 버린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브라켓테이블 위에 거즈 등을 담은 작은 캔과 버 스탠드(Dental Bur Stand) 등을 올려두는데 이 병원은 브라켓테이블 위에 필요한 기구 외에 아무것도 두지 않는다. 또한 핸드피스 연결 선이 브라켓테이블 위로 잘 정리된 채 고정돼 있어 바닥에 닿지 않는다. 치과위생사는 모든 환자의 진료 전 일회용 비닐 에이프런(Apron)과 보안경, 장갑(Glove)를 착용하고 진료가 끝나면 즉시 제거한다.

우리나라도 감염관리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바쁜 진료실 내에서 감염관리 지침서대로 모두 수행하기가 어려운데, 이 병원은 치과 의료진 모두가 감염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철저하게 감염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원고에서는 유방암 수술 후 외래로 내원한 환자 구강관리와 혈액암으로 치료 중인 입원환자에 대해 치과위생사가 시행한 구강관리 2개의 사례를 소개한다.


Case 1. 치과위생사 구강관리- 유방암 수술 후 외래로 내원한 환자
유방암 수술 후 경구용 항암제 복용 중으로 외래로 내원한 중년 여자 환자이다.

이 환자는 유방 암 수술 전에도 구강관리를 하였으며, 수술 후 구강관리의 목적은 약물 복용으로 인해 구강 내 합병증 등이 생겨 발치할 경우 골괴사증으로 이어지는 위험성을 예방하는데 있다고 한다. 진료실에는 진료기록 작성을 위한 모니터가 2개 있는데, 하나는 치과진료기록을 하고, 다른 하나는 구강관리 시 객관적인 검사 결과를 입력하는 진료기록부이다. 구강관리 시 필요한 진료기록부까지 전자의무기록(EMR: Electronic Medical Record)으로 개발된 것이 매우 놀라웠다.

치과위생사는 환자의 구강 내 총 세균 수를 측정하기 위해 Bacterial Counter라는 장비를 사용하고, 구강건조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Mucus라는 구강수분측정기를 사용한다.

이러한 장비를 활용한 객관적인 검사는 암 치료 과정 중 다양한 구강 내 합병증이 발생하는데 구강 내 세균 수가 증가하거나 구강이 건조할 경우 구강 내 감염으로 인한 문제점이 많이 발생하므로 구강관리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검사다.

현재 Mucus의 경우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국내 치과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Bacterial Counter는 현재 수입이 되지 않아 국내에서 사용하기 어렵다. 그 외 일본은 노인의 구강기능진단 기구 등 장비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구강관리 시 필요한 다양한 검사 기구 및 장비 개발을 위한 산업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어 치과위생사가 환자의 구강 내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Probe를 이용해 치주낭 검사 후 스케일링을 하고, 전동칫솔을 이용해 칫솔질을 한다. 치과위생사는 환자와 소통하며 천천히 아주 꼼꼼하게 이러한 구강관리 과정을 수행한다. 바쁜 진료실 내에서 빨리빨리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우리나라 치과위생사와 차이가 느껴졌다.

우리나라도 치과병원 내 예방치과나 암센터 내 치과를 중심으로 암환자 구강관리를 하고 있지만 보험수가가 마련돼 있지 않아 청구가 불가하다. 그러나 일본은 치과위생사가 15분 이상 구강관리를 수행하면 수가가 정해져 있어 보험청구가 가능한 제도가 있다. 즉 일본은 환자가 특정 치과가 아닌 다른 곳에 가도 구강관리를 할 수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어렵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치과위생사가 구강관리를 할 수 있는 제도와 보험수가 등을 마련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Case 2. 치과위생사 구강관리- 혈액암 치료 중인 입원환자

혈액암으로 치료 중인 입원환자로 60대 남자 환자이다. 이 환자는 퇴원 전날 구강점막염으로 자가구강관리가 어려워 구강관리를 받고 싶다는 주소로 내원했다.

치과위생사가 구강 내 상태를 확인한 후, 구강 내 통증 등에 대해 묻고 환자는 통증이 심하지 않다고 답하니 도포마취제를 바르지 않고 전문가 칫솔질과 스케일링까지 진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케일링 시 환자 얼굴에 소공포를 씌우는데 이 병원에서는 튀는 물에 소공포가 젖으면 오히려 감염이 되고, 환자가 아파하는지 정도를 파악해야 하므로 환자 얼굴에 소공포를 전혀 씌우지 않는다고 한다.

이 모든 구강관리 과정을 치과의사가 먼저 환자를 보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치과위생사가 스스로 판단해 구강관리를 한다. 치과의사는 진료실 가운데 통로에 앉아 치과위생사가 전자의무기록에 기록한 내용을 모니터링하고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 오더(Order)를 내린다.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의 관계가 상하 수직관계가 아닌 파트너 관계로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느껴졌다. 또한 이 병원은 치과의사는 치료만 하고, 치과위생사는 구강관리를 하는 영역이 정해져 있고, 입원환자 구강관리를 위한 의과와도 연계가 잘 되고 있었다.

또한 의료진과 치과 의료진 및 환자 모두가 구강건강이 전신질환과 아주 밀접하다고 인식하고 있고, 실제로 의과와 치과병원에서도 치과위생사의 구강관리 업무를 매우 중요시하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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