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Oral Rehabilitation Society 일본 연수를 다녀와서 - ④ 일본 기관별 히로시마대학교 구강보건학과
[참관기] Oral Rehabilitation Society 일본 연수를 다녀와서 - ④ 일본 기관별 히로시마대학교 구강보건학과
  • 정경이 교수
  • 승인 2023.12.0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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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이(호남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글/ 정경이(호남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 히로시마대학교 구강보건과학과_ Nursing and Oral Care Room 소개와 고령자 체험기

히로시마대학교 구강보건과학과(우리나라 치위생학과)는 히로시마대학교 치과대학 소속으로 4년제 국립대학이며, 한 학년에 20명씩 총 80명 학생을 모집한다. 이 구강보건과학과 학생은 1~2학년 때 의과대학 및 치과대학 학생들과 구강해부학이나 의학용어 등의 기초 과목을 함께 배운다. 또한 수강과목에 따라 졸업 후 양호교사가 될 자격이 주어진다.

이 원고에서는 히로시마대학교 구강보건과학과의 Nursing and Oral Care Room 소개와 고령자 체험에 대해 소개한다.

Nursing and Oral Care Room 소개
이 실습실은 입원환자가 있는 병실처럼 입원 병동의 환자 침대 7~8대가 있다. 침대 사이 간격은 휠체어 이동이 용이하도록 넓게 배치돼 있다. 침대 위에는 환자복을 입힌 노인환자 마네킨이 각 침대마다 있다. 그 중에는 기관 내 삽관이 된 상태의 노인환자 마네킨도 있다. 침대 옆 테이블에는 흡인기도 있다.

또한 치아 모형도 동요도가 있는 치아, 계속가공의치, 잔존치근, 충치, 지대치가 빠진 틀니 모형, 정상적인 틀니 모형 등 다양하게 구비돼 있었다. 이 대학 학생들은 노인환자 마네킨의 구강에 이러한 치아 모형을 하나씩 넣어 다양한 사례의 노인구강관리 실습을 한다.

우리나라 치위생학과는 일부 치위생(학)과에서 노인치위생학을 가르치지만 이러한 기자재와 실습실 환경을 볼 수 없고, 이론에 그쳐 실습까지는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학생들이나 환자에게 노인환자의 구강상태를 설명할 때 건강한 치아모형만 가지고 설명하니 이해시키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지대치가 빠진 틀니 등의 다양한 모형은 의치 수리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거나 환자 상담에 매우 유용할 것 같았다.

고령자 체험

고령자 체험은 구강보건과학과 학생들이 치과병원에 노인환자가 왔을 때 이해를 돕기 위해 실습을 하는 것이다. 연수팀도 고령자 체험 장비를 사용해 체험했다.

시각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노인의 색각 상태를 간접 체험했고, 청각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고 음역이 듣기 어려운 노인성 난청을 유사 체험을 했다. 오십견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어깨 관절의 가동을 제한하는 팔과 손이 올라가지 않게 하고, 척추후만증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골다공증에 의한 앞으로 구부린 자세나 노인성 척추후만증의 상태를 재현했다.

또 경직된 무릎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척추후만증의 상태의 양 무릎이 구부러지고 안짱다리 상태가 되는 상태를 체험했다. 이 상태로 휠체어를 사용해 환자를 병실 침대로 옮기는 실습과 지팡이를 짚고 걷는 방법과 계단을 오르내리는 실습을 했다. 역시 책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실습을 해보니 고령자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연수팀은 허리가 아프고, 걷기 어렵고, 잘 들리지 않아 왜 어르신들이 자꾸 앉으려고 하고, 걸음이 느렸는지 등 이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어떤 이는 부모님이 떠오른다며 주저앉아 펑펑 울기도 했다.

이 학과의 니시무라 루미 교수는 이러한 노인구강관리 실습은 응급상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진짜 노인을 대상으로 실습하면 안 되고, 반드시 마네킨을 활용하거나 학생 간 상호실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도 고령자 체험 장비가 있지만, 일본처럼 고령자의 신체적 특성을 세세히 재현돼 있지는 않다고 한다.

일본의 구강보건과학과 학생은 시설에서 노인구강관리 실습을 마쳐야 졸업을 할 수 있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치과위생사의 노인구강관리를 중요시함으로써 대학에서부터 학생들에게 이론과 실습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있고, 졸업 요건에도 이를 포함시켜 노인구강관리 전문가 양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치과위생사가 노인구강관리 전문가로 근무할 수 있는 제도가 있고, 노인구강관리 전문가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교수와 현장에서 근무하는 치과위생사가 많아 학생들의 임상실습 지도와 노인구강관리에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도 2025년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노인구강관리를 위한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
노인구강관리 전문가 양성을 위해서는 대학에서부터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마련해 이론과 실습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임상 실습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또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등 관련 기관과 연계해 치과위생사 국가시험 출제가 함께 이뤄진다면 치위생(학)과 학생들에게도 노인구강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동기 유발과 인식 개선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노인구강관리를 위한 전문가라는 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이 현장에서 노인구강관리 행위를 하려면 보험수가가 있어야 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과와 치과의료진, 노인환자 등 모두가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노인구강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동의 인식이 형성돼야 하며, 무엇보다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등 치과의료계에서 제도 마련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 연수를 통해 국내 치위생(학)과의 학습환경과 초고령사회 대응 치과위생사의 역할을 제공해주신 히로시마대학교 구강보건학과 교수님들과 Oral Rehabilitation Society 오상환 교수님께 감사드린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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